'군주론'을 통해 본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
현실주의 정치사상의 대표적인 주창자로 뽑히는 니콜라 마키아밸리는 '군주론'에서 강권 정치론을 주장했다. 메디치 家에게 국가통치술에 대한 조언 형식으로 씌여진 이 책은 그 때나 지금이나 국가통치술에 대한 훌륭한 지침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군주론을 다시 읽으면서 현재 2008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떠 올려 보았다. 마키아밸리가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봤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까?.... 군주론의 내용과 현재 이명박 정부의 모습을 진단해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리라..
물론 지금이 군주가 다스리는 시대는 아니지만, 대통령과 군주는 공히 국가의 지도자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마키아밸리의 주장이 한낱 옛 이야기에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래에서는 군주론의 주요 내용과 현재의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자. ( 글에 언급된 페이지는 강정인,문지영 번역의 군주론 개역판, 까치글방 ,2003 )


1. 인민과 귀족을 대하는 통치자의 자세

마키아밸리는 제 9장 시민형 군주국 에서 인민, 귀족이 옹립한 군주국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적고있다.

"귀족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은 인민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보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인데, 왜냐하면 스스로를 그와 대등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주위에 있어서 그가 원하는 대로 명령을 내리거나 그들을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민의 지지를 받아 군주가 된 사람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데, 주위에 그에게 반대할 인물들이 없거나, 있어도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68쪽)
"한편 인민들의 지지로 군주가 된 자는 우호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민들이란 단지 억압당하지 않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이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인민들의 의사에 반해서 그리고 귀족들의 지지에 의해서 군주가 된 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인민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며, 이는 당신이 그들을 보호함으로써 쉽게 성취할 수 있다. (중략) 다만 나는 군주가 그에게 우호적인 인민들을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역경에 처했을 때 고립무원에 빠질 것이다." (70-71쪽)

지금 시대에 귀족과 인민을 나누는 것은 일견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굳이 인민과 귀족을 나누어본다면, 재력의 정도가 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과연 현재의 이명박 정부는 마키아밸리의 말 처럼 '인민' 즉 '서민'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는가? 즉, 정부가 '서민'을 보호함으로써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정부'에 대한 지지를 얻고 있는가?

누구나가 쉽게 답변할 수 있듯이 정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로 정부는 '있는 자'(귀족)을 위한 정책 일변도를 보여왔다. 재벌 대기업의 수출 이익 확대를 위해 고환율정책을 고수했으며, 법인세를 낮춰주겠다고 했다. 강남 부동산 부자들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낮춰주겠다고 했으며, 고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펴고있다. 결국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고, 없는 자는 더 없게 된다.  결국 '인민'들의 지지는 잃고 있으며, '귀족'에 대한 특혜는 다 주고 있다. 마키아밸리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귀족) 군주가 역경에 처하면 언제라도 그를 파멸시키기 위해서 갖은 수단을 다 쓸 것이기 때문이다.(70쪽)

2. 군주는 어떻게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 

마키아밸리는 개인간의 적용되는 윤리와 국가통치에서 적용되는 윤리는 그 궤를 달리한다고 주장한다. 인간 사이에서 약속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 옳지만, 국가 통치에 있어서 약속은 군주의 이익, 국가의 이익에 따라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는 것임을 주장한다.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때 그리고 약속을 맺은 이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 약속을 지킬수 없으며  지켜서도 안된다." (123쪽) 

지난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서 인민들은 이명박 정부에게 줄기차게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이미 미국과 약속한 상태에서 재협상을 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이며, 국가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태도( 이후 추가협상을 하긴 했지만, 이것 역시 인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는 이명박대통령의 지지도를 바닥 없는 우물로 내려보냈으며, 정부에 대한 크나큰 불신을 초래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분명히 이명박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미국'과 맺은 약속을 더 중요시여겼기에 그는 그 불리함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마키아밸리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현명한 군주'가 아니다.

3. 이전 정부에 불만을 품은 인민들을 만족시키는 건 어렵다.

이러저러한 불리한 상황에 빠지게 되자, 이명박 정부는 자신의 무능을 이전 정부인 노무현 정권 탓으로  돌리는 우를 범하고있다. 그들이 강력한 지지를 받아 집권하게 되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주장하는데, 그 이면에는 노무현 정부가 인민들로 불만을 샀던 '경제' 가 한 몫을 했다. 인민들은 노무현이 제대로 하지 못한 '경제'를 이명박이 잘 하겠다고 해서 뽑아주었다. (인민들이 그를 군주로 만들어주었다. ) 이는 인민들이 노무현의 통치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키아밸리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게다가 신생 군주라면 누구에게나 상기시킬 필요가 있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 즉 주민들의 지원으로 권력을 잡은지 얼마 되지 않은 군주라면, 누구나 자신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이 그를 지원한 이유를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군주에 대한 자연스러운 호감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 전 정부에 품었던 불만 때문이라면, 그들을 자기편으로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힘들것이다. 왜냐하면 그 역시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149-150쪽)

이명박 정부는 인민이 그를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경제'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경제'를 잘하지 못한다. 이명박 정부도 역시 인민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이전 정권을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인민들이 왜 이전 정권에 대해서 불만을 가졌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 불만을 본인이 해결해 나갈 방안에 대해 진지한 고민없이 그저 인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4. 군주의 지혜는 관리의 선택에서 나타난다.

자고로 군주는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항상 그들의 주변에는 군주/대통령의 일을 보좌하고 거드는 그리고 정책을 입안/실천하는 관리들이 있다. 이러한 관리들도 군주만큼 중요한 것이어서, 마키아밸리는 군주의 관리 선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대신을 선정하는 일은 군주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들이 훌륭한가의 여부는 군주의 현명함에 달려있다. 군주의 지적 능력을 알기위해서는 우선 그 주변의 인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들이 유능하고 충성스럽다면, 군주는 항상 현명하다고 사료된다. 왜냐하면 군주가 그들의 재능을 파악하고 그들의 충성심을 유지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평범한 인물이며, 불충하다면, 군주를 낮게 평가하더라도 실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가 저지를 가장 중대한 실수가 바로 그들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160쪽)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인사파동'을 달고 살았다.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 등 대통령의 일을 보좌할 사람들중에서 제대로 된 사람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교수 출신 장관후보자와 청와대 수석이 논문표절, 땅을 사랑한 환경부장관 후보자.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등 기본적인 자질뿐만이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장관으로 임명되고 나서도 제대로 업무처리를 한 관리가 없다. 마키아밸리의 기준대로라면, 이명박 대통령을 낮게 평가하더라도 실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가 저지른 수 많은 실수 가운데 가장 중대한 실수는 자격미달,함량미달, 관리들을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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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앞으로 4년 6개월동안 잘 할 수 있을까? 마키아밸리가 지금 살아돌아와 한국을 본다면 뭐라고 말할까?


by 달구 | 2008/08/31 14:07 | 행복한 책읽기 | 트랙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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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정철상의 커리어노트 at 2008/08/31 15:11

제목 : 국민의 마음 모르는 이명박 대통령
아주 긴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넋두리부터 늘어놓고 시작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뉴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단편적인 정보들로 휘발성 가득한 기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시간만 지나면 날아가 버리는 그런 뉴스에 왜 사람들이 매달리는지 모르겠다. 또 한편으로 그런 뉴스거리를 만들어내는 언론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허긴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당연한 것으로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양질의 정보들도 채워가면서 올바른 사회를 이끌어나갈 역사적 책임은......more

Commented by ㅋㅋㅋ at 2008/08/31 15:10
한국을 보면 '........' 일 뿐일 것 같습니다.

뭐, 이명박이 군주론을 읽었을 거라곤 생각 안하지만...
군주론 보게 되면, 로마사 논고도 같이 좀 봤음 좋겟네요.

지가 민주주의를 아는지...
Commented by 커리어코치 at 2008/08/31 15:13
대외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치중하다가 실제적인 내용이 없어진 꼴입니다.
물론 아직 완전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군조로 지내온 지나온 현실이 낙제점에 가까운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트랙백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제 생각을 보냅니다.
Commented by ㅂㅂ at 2008/08/31 16:55
제대로 정치를 아는 인물이라면, 제대로 정치를 실행하는 인물이라면
결국은 중도.중용 노선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노선의 시정"운운에서 정치의 미숙을 느낀다.
설령 그런 것이 있더라도 "불합리한 정책의 시정"등으로 완화하여 표현해야 할 것이다.

마키아벨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명박과 그 정부는 기대에 한참이나 못미친다.
Commented by 좌파논객 at 2008/08/31 17:54
잘 읽었습니다!
청와대 게시판에 올림이 어떤지요?
MB가 이 글을 꼭 읽어야 합니다
Commented by 질서정연한우주 at 2008/08/31 22:59
오호~ 간만에 재밌고 속꽉찬 글 잘 읽었소이다.
Commented by 오호 at 2008/09/01 00:09
글 잘 쓰십니다그려...
Commented by 아이쨩 at 2008/09/01 00:30
ㅇㄹㅇㄹㄴ
Commented by 명박퇴진 at 2008/09/01 03:20
이미 국민들은 충분히 그리고 충분히 의사를 전했으나 이땅의 정부는 귀를틀어막고 국민들이 바라는 것을 들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폭력으로 진압을 시도하며 이데올로기와 스포츠를 이용하여 빨갱이 타령의 80년대로 회기하려든다.
곳곳에 심은 미꾸라지들로 여론을 흐리려 구린짓만 할뿐....

정부와 엠비내각의 구린내에 속이 썩어들어간다.

Commented by 웨렌비티 at 2008/09/01 11:26
시기적절하게 좋은 지적이며, 공감하는바 큽니다.
국민들의 눈 높이를 몰라서 죄송하다는 얘기를 하고도 얼마 안가서
다시 국민들의 눈높이를 무시해버린듯한 행태가 나오는걸 보면,
아직도 민주주의가 무언지를 모르는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수없습니다.이제는 제발 국민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 해서
국민의 의무와 권리를 확실하게 표출하고,잘못한 정치인들에게 표심으로 본때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요즘세상에 at 2008/09/01 13:40
조심하세요 . 글쓴이는 '인민' 이라는 단어를 썻다는 이유로 삼청교육대에 잡혀갈지도 모릅니다.
Commented by wkrtks at 2008/09/01 13:40
누군가의 무엇을 탓하기보다 사실을 직시하는 글이었음 더 좋았다 생각됩니다만 님도 사람인지라....... 물론 그가 최고의 경영자의 반열에서 일국의 대통령이 되었지만 자신이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할지가 저는 늘 의구심이 듭니다.
Commented by 프시케 at 2008/09/01 13:44
블로거뉴스 보며 처음으로 댓글남기네요.
정말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명박이도 좀 알아야 할텐데...
저도 군주론을 좀 읽어봐야겠군요.
Commented by 오호~ at 2008/09/01 13:45
괜찮은 글이군요. 서점에 책이 없어서 읽기를 포기한 책인데..ㅜ.ㅜ 지금이라도 인터넷으로 사서 봐야 겠네요.
Commented by 허니몬 at 2008/09/01 15:46
^^)... 바로 인터넷 서점 검색해서... 주문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필독서이지만, 저에게도 필독서인 듯 합니다. ^^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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