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는 '출국금지' , 구본홍은 '출근금지'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KBS 정연주 사장은 ‘출국금지’를 당하고 이제 곧 검찰에 끌려갈 처지에 있고, 정권의 나팔수를 했던, 그리고 앞으로 더욱 더 충성을 할 , 그래서 YTN 사장이 된 구본홍은 ‘출근금지’를 당하고 있다. 한 사람은 ‘출국금지’  또 한 사람은 ‘출근금지’ . 뭐 때문에 이렇게 더럽고 복잡하고 짜증스러운가?

검찰이 정연주 사장을 출국금지한 이유는 간단했다. 명목상으로는 검찰의 소환명령에 불응했다는 것. 그렇다면 검찰은 왜 정연주 사장을 소환하려했는가? 정연주 사장이 경영을 잘 못해서 국민의 방송 KBS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고 한다. 이른바 ‘배임’ . 한 술 더 떠 감사원은 KBS이사회에 정연주 사장 해임 권고를 했단다. 검찰에 감사원까지 나섰으면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

YTN노조와 기자들이 구본홍 사장을 ‘출근금지’ 한 이유는 간단하다. 구본홍 사장은 전형적인 ‘낙하산’이다. 그가 2MB의 대선후보 시절 언론특보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하는 언론사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그래서 YTN노조는 주주총회도 막아보려했고, 날치기 주주총회 후 구본홍이 사장이 되자 출근금지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언론의 역할이 무엇일까? 권력에 대한 감시와 균형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2MB정부는 감시와 견제를 받기 싫어하는 전형적인 독재스타일인 것 같다. 지금까지 2MB정부 출범 후 여러 인사와 관련해서 말들이 많았지만, 언론사 사장만큼은 결코 2MB의 뜻대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언론사 사장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채우겠다는 것은, 이제 앞으로 국민들이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도구를 잃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정연주가 겪는 ‘고난’ 과 구본홍이 기꺼이 받아내고 있는 ‘굴욕’은 그 의미가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출국금지’를 당하고 감사원에서 해임 권고를 해도 정연주는 버텨내야 한다. 그가 버텨내지 못하면 국민들은 2MB의 의도대로 세뇌당할 것이다. 내가 보기엔 적어도 정연주는 개인의 명예를 위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건 아니다. 그가 무너지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언론의 중립성/객관성/공정성 이다. 국민을 위해 반드시 2MB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출근금지’를 당하고 있는 구본홍은 2MB로부터 ‘언론장악’의 거대한 임무를 부여받았기에 결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치욕을 당하고 굴욕을 당해도 그는 당당히 출근을 시도한다. 그의 뒤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쯤되면 민망해서라도 그만둬야 할 듯 싶은데도 역시 끈질기다. 이명박스럽다.

이명박을 지지하고 한나라당의 맹목적 후원자임을 자임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부시가 방한한다고 성조기들고 좋아라하고 춤 춘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다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CNN 사장으로 대선 당시 언론특보를 임명한다면 미국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라고  당신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미국인에게 물어보라. 그 미국인들이 어떻게 대답하는지. 
 


by 달구 | 2008/08/06 09:34 | Society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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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onopiece at 2008/08/09 17:28
가슴이 아프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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