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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학기 개강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간다. 그 동안 주말다운 주말을 보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주말도 마찬가지다. 주말 뿐만이 아니라, 늦잠은 꿈도 못꾸고, 밤 세워 책을 읽기도 쉽지 않다. 평일 아침에는 새벽반 중국어 학원을 다녀야하고, 주말 아침에는 외국어학당 중국어 회화반을 다녀야 한다. 이게 다 미래를 위한 투자려니 하고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버텨내고 있지만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건 이제 나도 서른 즈음에 왔다는 신호일 게다.
지난 몇주,아니 몇달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학술회의 진행조교를 맡아서 정신없이 뛰어다녔고, 원치 않는 수업에 끌려들어가서 콩글리시로 발제문을 매주 쓰고, 콩글리시로 매주 20분씩 발표를 해야했다. 정작 내 공부는 하나도 못했다. 머리 속에 만리장성만 가득할 뿐, 이걸 글을 읽고 정리해내야하지만 쉽지 않다. 문득 대학원에 왜 온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남들만큼 그러저럭 밥벌이 하면서 퇴근 후 소주 한잔 걸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하면서 '행복'하진 않아도 '우울'하지는 않은 삶을 살 수도 있었는데, 뭐하러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싶다. 회사 다녔으면 한 달 월급도 아니되는 금액을 '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주면서 6개월을 개처럼 부려먹는 구조는 도무지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해서 뭐 어찌 할 도리는 없다만, 공부를 좀 하게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간절하다. 책이라도 좀 읽어야 수업도 따라가고 교수의 질문에 대답도 하고 문제제기도 할 수 있지만, 1주일 내내 이일 하고 저일 하는 사이 시간은 금방 가버린다. 그저 '대학원생'은 '가방 맨 직장인'에 다름 아니다. 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잔뜩 일을 시키면서 "일을 좀 배워" 라고 외치는 선생과 띵까띵까 놀면서 돈 받아먹는 불성실한 교직원들이 대학원생을 '일용직 노동자' 취급할 때면 " 나는 공부하러 대학원에 왔다!" 라고 핏대 높여 소리쳐 주고 싶지만, 현실은 또 현실인지라. 결국 약자만 뒤집어쓰고 뒤에서 소리없이 울어야하는 이 현실이다. 지지난주에 있었던 웃기지도 않은 그 학술회의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지만, 뭐 부터 해야할지 정리가 안된다. 진득하니 앉아서 공부를 해본게 벌써 1달,2달? 전인지 헷갈리는 걸 보면 회복하는데 참 오랜 시간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중국어는 조금 늘었으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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