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가 합헌이어야만 하는 이유
어제 헌법재판소는 두 가지 중요한 판례를 남겼다. 간통죄는 합헌이고, 안마사는 시각장애인에게만 허용하는 것도 합헌이라고. 두 가지 판례 모두 예전 부터 쟁점이 되어왔던 것이지만, 헌법재판소는 예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간통죄가 합헌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일부 여성단체는 '아쉽다'라고 입장 표명을 했는데, 이게 아쉬운 일인가?

물론, '국가'가 개인의 발가벗은 사생활까지 간섭할 필요는 크지 않다. 아니, 국가가 뭐길래 자유로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걸까? 배우자가 있든 없든 한밤 중 침대 위에서 같이 뒹굴 사람을 왜 국가가 간섭하는가?
정당한 문제제기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서 간통죄는 합헌이어야만 한다.

일부 여성단체는 간통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의 요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간통죄를 폐지해야만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너무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어떠한 인권침해가 발생하는가? 
예를 들어보자. 남편 김철수씨는 부인 이영희씨와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내연녀와 모텔 방에서 뒹굴었다. 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끼던 아내 이영희씨는 남편 김철수씨를 미행하여 내연녀와 함께 모텔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였고, 이에 경찰을 대동하여 모텔방에서 뒹굴고 있던 김철수씨와 내연녀를 덮쳤다. 김철수와 내연녀는 성급히 벌거벗은 몸을 감추기 급급하고, 얼굴이 붉어진 이영희씨는 내연녀의 머리 끄댕이를 붙잡고 " 야 이년야" 하면서 울고불고 남편 김철수씨의 가슴을 친다. "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영화,드라마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후의 상황전개는 대략 이러하다. 부인 이영희씨는 김철수와 내연녀를 간통죄로 고소하고 김철수와 이영희는 이혼하게 되고, 김철수와 내연녀는 실형을 살게된다. 모두들 보지 않았는가?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교도소에 새로 들어온 여인이 "넌 뭐때문에 왔냐?" 라는 질문에 "사랑 때문에요" 라고 대답하자 모두들 " 사랑 좋아하네? 간통한 년이.." 라는 장면을..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인권침해가 발생하는가? 내연녀의 발가벗은 모습을 경찰과 내연남의 부인에게 보여줘야 하는 인권침해?
아니면, '사랑'을 '사랑'이라 하지 못하는 표현의 자유 침해?

우리나라의 결혼한 여성 중에 스스로의 독자적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간통죄가 폐지되어, 남편들이 free-sex 주의자가 되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게 합법화(비범죄화)되면 집에서 살림하는 부인들도 free-sex 주의자가 되어야 하나? 아니면 밖으로 도는 남편이 정신 차리기까지 기다려야 하나? 그러다 남편이 이혼하자고 하면 부인들은 앞으로 뭘 먹고 사나?  위자료라도 받을 수 있을까?

간통죄는 여성의 인권을 억압하는게 아니라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보루이다. 배우자의 부정을 개인적 차원의 '복수'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형벌'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free-sex가 하고 싶다면, free-sex를 하기 전에 '이혼'하라. '이혼'후의 배우자가 없는 사람들끼리의 free-sex는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다. 간섭할 이유도 근거도 없다.

혼인제도는 사회 유지에 필수적이다. 혼인제도 하에서 상대방에 대한 정조 의무는 법적으로 강제되어야 한다. 그게 여성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이다.

간통죄는 합헌이어야 한다.

by 달구 | 2008/10/31 09:55 | 삐딱이의 시선 | 트랙백(3)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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