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
요즘 여러 대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대가들과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해봤는데- 나도 모르게 대가들과 비슷하게 된 것같은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참 재밌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는데, K리그 2군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면서, 기본기를 더욱 더 열심히 할 생각은 안하고,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 공차는 거 그대로 따라하려는 듯 하는 것 같다.

물론 K리그 2군 선수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박지성 보면서 꿈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미래에 박지성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박지성이 아님을 깨닫고 더 열심히 기본기부터 다져야 하는게 더 중요하다. 요 며칠,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대학원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로 대가들의 글을 읽고 대가들의 문제의식을 함께 느끼면서, 이미 내가 대가가 된 듯한 는낌이 들 때가 많다. 물론 나는 대가가 아니고, 대가가 될 생각도 별로 없지마는, 그래도 공부란 걸 하려면, 대가들의 모습을 보고, 내가 지금 그들과 같지 않다는 것, 그래서 그들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것, 이런걸 깨달아야할 듯 싶다.

공이 둥글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 공을 어떻게 차야 되는지 고민해야 하는게 순서이지만, 난 벌써 대가들이 공 차는 모습 보고 똑같이 발길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난 아직 공이 둥글다는 것 자체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 말이다. 박지성이 공차는 모습을 보고, 박지성은 공이 둥글다는 것을 어떻게 깨달았을까를 고민해야겠다. 그래야 공을 차서 조금이라도 움직여볼 것이 아닌가.
by 달구 | 2009/12/04 21:13 | 生의 한 가운데 | 트랙백 | 덧글(0)
신분 증명
다음 달에 중국 상해에서 있는 학술회의에 참여해야 한다. 중국 비자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동사무소에 다녀오는 일이다. "기본증명서"란 놈을 제출해야 하는데, 그 이유 참 민망하다.  내 주민번호 뒷자리 3자리가 남한 정착 북한이탈주민의 주민번호 뒷자리 3자리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나원이라는 곳이 경기도 모처에 있는데, 탈북자들에게 부여하는 주민번호 뒷자리가 그 동네 번호를 따서 주어진다고 한다. 선생도 고향이 그곳이라 기본증명서가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 선생의 운전면허증과 내가 스스로 작성한 위임장. 도장을 들고 동사무소에 가서 추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내것과 선생의 기본증명서를 발급받아 오는 오늘. 

내가 탈북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이 웃기다. 나의 이 말을 들은 선생님 역시, 헛 웃음을 보여주었다.  
by 달구 | 2009/11/17 17:20 | 生의 한 가운데 | 트랙백 | 덧글(0)
선생도 사람이구나
지난 5월에 선생님의 책 일본어 번역판이 나왔다. 그의 책 중 한권이 일본어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선생의 연구실에 7권 정도 계속 책장에 꽃혀있었다. 지지난주에 그는 나에게 본인의 은사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그들의 주소를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 선생의 은사들은 이미 은퇴하여 소일하며 살고 있는 양반들이라지만, 그래도 제자의 책이 다른 언어로 번역되어 나온 것을 받아본다면 그것만큼 큰 보람은 없을 듯 했다.

그래서 7권 중 1권은 본인 소장용으로 나두고, 선생의 은사 3분, 동료연구자 3분 이렇게 주소를 건네드렸다. 그러나 주소를 찾아드린 것은 결국 그냥 없었던 일이 될 듯 싶다. 6권 중 세권은 지난 주에 소진되어버렸다. 한 권은 총장에게, 한 권은 부총장에게 그리고 또 한권은 대학원장에게 갖다드렸다. 나머지 세권이 은사들에게 갈지, 동료연구자들에게 갈지 알 수는 없지만. 선생도 역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총장과 부총장. 대학원장. 이 양반들이 그 책을 펴보기나 할까......
by 달구 | 2009/11/02 12:22 | 生의 한 가운데 | 트랙백 | 덧글(0)